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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 2025

Nostalgic March, 지난날의 향기

게시일
언어
한국어
읽는 시간
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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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25년 3월 20일에 베트남어로 게시된 원문을 옮긴 번역입니다.

검은 바탕에 물방울이 맺힌 가운데, 푸른 유약 도자 그릇에 흰 포멜로 꽃을 얹은 사탕수수 토막. 포멜로 꽃에 재운 사탕수수

Nostalgic March와 하노이의 삼월, 향이 기억의 한 조각이 될 때

Nostalgic March와 함께 삼월의 나날이 찾아온다. 흩날리는 봄비가 거리 위로 엷은 안개를 드리우고, 새 계절의 부드러운 숨결을 실어 온다. 포멜로 꽃 향이 바람결에 은은하게 번지고, 그 속에 사탕수수의 순한 단맛과 차의 맑은 풍미가 섞인다. 이 모든 것이 서로 엮이며 시간과 기억의 교향곡을 이룬다.

천년 도읍 한가운데서 나고 자란 하노이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세상을 느끼는 그들만의 방식을 지녀 왔다. 눈으로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이 천년의 땅에 켜켜이 쌓인 문화를 듣고, 만지고, 맛보고, 들이마신다. “향을 먹고 꽃을 먹는다”는 말은 짱안(Tràng An) 사람들의 맑고 섬세한 삶의 방식을 가리킨다. 음식의 맛을 즐기는 데서 끝나지 않고, 하늘과 땅의 빛깔과 향기까지 누리는 일이다.

푸른빛 도는 회색 유약의 굽 높은 도자 그릇 속 노란 사탕수수 토막과 노란 꽃술의 흰 포멜로 꽃, 가까이에서 본 모습
푸른빛 도는 회색 유약의 굽 높은 도자 그릇 속 노란 사탕수수 토막과 노란 꽃술의 흰 포멜로 꽃, 가까이에서 본 모습

그들은 새하얀 포멜로 꽃잎을 골라 사탕수수에 재웠다. 먹을 때 맑은 단맛과 함께 은은한 향이 오래 머물도록. 서호(Hồ Tây)의 연꽃에는 찻잎을 재워 향을 입혔다. 한 모금 한 모금이 맛을 넘어, 온 감각에 스며드는 서늘한 여름 한 철이 되도록. 연잎으로 싼 찹쌀떡, 은은한 향이 도는 연씨 째(chè) 한 그릇, 차에 탄 꿀 몇 방울. 이 모두가 다른 어디에서도 찾기 어려운 정수를 이룬다.

바로 그런 감정에서 Nostalgic March가 태어났다. 하노이의 아름다움을 그려 내는 데 그치지 않고, 짱안 사람들의 정신적 가치까지 담아낸 향이다. 향 한 방울에 지난날로 돌아가는 여행이 시작된다. 그곳에서는 가장 소박한 것이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다.

기억의 향기

하노이는 풍경으로만 마음에 남지 않는다. 하노이만의 겹겹의 향으로도 남는다. Nostalgic March는 무의식 깊이 새겨진 향들을 섬세하게 되살려, 단아한 하노이의 고전적인 숨결을 실어 온다. 시간마저 느려져 순간순간을 온전히 느낄 수 있을 것만 같은, 그런 하노이다.

이끼빛 초록 배경, 포멜로 꽃 가지와 사탕수수 토막 곁에 놓인 황동 파티나 조각을 단 R Parfums Nostalgic March 병
이끼빛 초록 배경, 포멜로 꽃 가지와 사탕수수 토막 곁에 놓인 황동 파티나 조각을 단 R Parfums Nostalgic March 병

Top notes: 부드럽고 맑은 첫머리

포멜로 꽃(Pomelo Flower): 가볍고 맑다. 하노이의 섬세한 봄 향기를 실어, 기억의 땅으로 부드럽게 이끄는 초대 같다. 사탕수수(Sugarcane): 가볍고 부드러운 단맛. 포멜로 꽃에 사탕수수를 재우던 즐거움, 소박하지만 섬세한 주전부리를 떠올리게 한다. 라즈베리(Raspberry): 작은 골목에 새어 드는 햇살처럼 밝고 맑은 한 점. 꽃과 사탕수수의 부드러움에 균형을 잡아 주고 그 결을 돋보이게 한다.

Middle notes: 감정이 가라앉는 자리

목련(Magnolia): 섬세하고 우아한 결. 향의 층들이 부드럽게 어우러지도록 돕는다. 차(Tea): 하나의 노트에 그치지 않고, 고요와 그리움의 상징이다. 하노이의 오후 찻자리, 고요한 공간에서 따뜻한 찻물이 천천히 흐르던 시간을 불러낸다. 은방울꽃(Muguet): 맑은 방점. 향 전체를 환하게 밝히고, 모든 것을 가볍고 산뜻하게 지켜 준다.

Base notes: 시간이 지나도 오래 남는 따뜻한 여운

샌들우드(Sandalwood): 단단하지만 무겁지 않은 바탕.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이 남는 고전적 가치처럼 차분한 깊이를 더한다. 오리스(Orris): 가벼운 파우더리함. 향 전체에 깊이와 자연스러운 부드러움을 준다. 머스크(Musk): 피부를 감싸 안아, 결코 바래지 않는 잔잔한 기억처럼 가깝고 편안한 느낌을 남긴다. 베티버(Vetiver): 서늘하고 보송한 초록빛. 어린 벼가 자라는 들판을 스치는 봄바람처럼, 하늘과 땅의 숨결을 실어 온다.

따스한 햇살 아래 흰 포멜로 꽃 곁, 사탕수수 토막 위에 놓인 R Parfums Nostalgic March 향수병
따스한 햇살 아래 흰 포멜로 꽃 곁, 사탕수수 토막 위에 놓인 R Parfums Nostalgic March 향수병

그리고 무엇보다 구르망(Gourmand) 노트가 있다. 서양의 구르망이 흔히 바닐라, 초콜릿, 캐러멜 노트를 품는다면, Nostalgic March의 달콤함은 결이 사뭇 다르다. 꿀의 맑음, 차의 은은한 단맛, 꽃의 부드러움. 구운 쌀과자, 연씨 째(chè), 차에 탄 꿀물처럼 베트남 음식의 익숙한 주전부리를 닮았다. 뚜렷이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깊이 가라앉는 은은한 달콤함, 어린 시절의 기억에 배어 있는 맛과 같다.

향을 넘어, Nostalgic March라는 여행

향은 코로 맡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 감정을 일깨우기 위한 것이다. Nostalgic March는 단순한 향수 창작물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리이고, 향의 층마다 기억이 현재에 닿는 자리다. 고향을 멀리 떠난 이들에게 Nostalgic March는 낯익은 인사이자, 베트남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담은 마음의 선물과도 같다. 봄비 내리는 날 옛 거리의 냄새, 처마 밑 오후 찻잔의 온기, 아침 바람에 섞인 어린 벼 내음. 별것 아닌 듯하던 것들이 먼 곳에 가면 사무치는 그리움이 된다. 향 한 방울에 기억의 땅으로 돌아가는 여행이 시작된다. 그곳에서는 가장 소박한 것이 가장 깊이 남는다.

Nostalgic March, 그리운 삼월

맑고 단아한 베트남의 단맛이 “그리운 삼월”에 담겼다. 옛 정원이 건네는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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