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쇼핑백

하우스 · 2025

R Parfums: 향이 이야기를 들려주는 예술이 될 때

게시일
언어
한국어
읽는 시간
4분
이 글을 원문으로 읽기: 원문 읽기

이 글은 2025년 4월 14일에 베트남어로 게시된 원문을 옮긴 번역입니다.

엔소 원을 담은 흰색 R Parfums 로고, 녹색에 구릿빛 갈색이 섞인 황동 파티나 바탕

향이 가닿는 곳

사람이 지닌 가장 깊고 내밀한 감정의 층.

어떤 길은 하나의 질문에서 시작된다. Rei Nguyen에게 그 질문은 “향은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까?”였다. 그리고 R Parfums가 바로 그 대답이다. 요란하지도 서두르지도 않지만, 감정과 깊이가 흠뻑 배어 있는 대답.

코도라는 예술에서 비롯되다

Rei Nguyen이 향수와 인연을 맺은 것은 일본의 전통 향 감상 예술인 코도(香道, Koudou)를 통해서였다. Rei에게 향을 즐기는 일은 감각의 경험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정신을 잇는 하나의 의식이며, 스스로에게 귀 기울이는 자리다. 전통 향 감상 예술인 코도는 다도(茶道, Chadō), 서도(書道, Shodō)와 함께 일본의 3대 고전 예도로 꼽힌다. 코도에서는 향을 그저 맡지 않고 “듣는다”(몬코, mon-kō). 일종의 명상 행위로, 한 줄기 향이 기억과 마음과 정신을 잇는 다리가 된다. 순수한 애정에서 출발한 Rei는 도쿄에서 전문 교육을 받기로 결심했고, 베트남으로 돌아와 8년이 넘는 창작의 길에 들어섰다. 그 바탕에는 그만의 고유한 철학이 있다. 향수는 하나의 예술 형식이며, 감정과 기억과 문화가 한 방울 한 방울 속에서 어우러진다는 것.

주황·빨강·회색이 흐릿하게 번진 비단 위에 흰색으로 쓴 香道와 KOUDOU. 일본의 향 감상 예술
주황·빨강·회색이 흐릿하게 번진 비단 위에 흰색으로 쓴 香道와 KOUDOU. 일본의 향 감상 예술

대비에서 피어나는 창작

R Parfums의 향 세계를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그것은 “균형”일 것이다. Rei는 쉬운 길을 택하지 않는다. 언뜻 정반대로 보이는 원료군을 실험하는 데 몰두하고, 이들을 하나의 접점으로 이끌어 모든 것이 아슬아슬한 조화 속에 어우러지게 할 방법을 찾는다. 향의 층 하나하나가 한 곡의 음악처럼 쌓인다. 인상 깊은 시작, 서서히 깊어지는 흐름, 그리고 마지막 노트에서 좀처럼 떠나지 않는 여운. Rei에게 향을 짓는 과정은 일종의 연금술과 같다. 오직 섬세함과 균형만이 진정한 아름다움에 이르게 한다.

유산, 미감, 그리고 의도된 선택

R Parfums는 유행을 좇지 않고 정체성을 깊이 파고든다. 베트남의 전통과 일본의 향도(香道)에서 영감을 받아, 전통과 현대를 안목 있게, 섬세하게 잇는다. 오래된 가치와 이 시대의 숨결 사이에 놓인 다리처럼. 전통 복식의 문양과 옛 건축에서 다도와 서예의 미감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문화의 결은 R Parfums의 창작마다 선명하게 드러난다. 빌려 온 것이 아니라, 만든 이가 예술가로서 지닌 정체성에 깊이 뿌리내린 일부로서. 이러한 영향은 어떤 틀에 “고정”되지 않는다. 가려 뽑히고 다시 짜여 브랜드만의 언어가 된다. 친근하면서도 현대적이고, 드러내지 않되 깊이가 있다.

흑백 옛 사진: 무늬 있는 아오자이를 입고 꽃다발을 안은 소녀와, 그 주위에 전통 복식을 입은 사람들봉황과 오색구름을 수놓은 노란 비단의 근접 사진. 전통 복식의 문양
흑백 옛 사진: 무늬 있는 아오자이를 입고 꽃다발을 안은 소녀와, 그 주위에 전통 복식을 입은 사람들 · 봉황과 오색구름을 수놓은 노란 비단의 근접 사진. 전통 복식의 문양

R Parfums의 주조색인 주황색은 우연히 고른 색이 아니다. 옛 조복 가운데 Hỏa hoàng 관복의 빛깔로, 지식인 계층과 깨우침의 정신을 상징했다. 오늘의 맥락에서 이 주황색은 소프트 파워(Soft Power), 곧 창의와 섬세함과 끈기가 지닌 부드러운 힘에 대한 메시지를 품는다. R Parfums가 세상을 대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요란할 필요는 없지만, 마음에 닿아 머물 만큼은 강하게. 브랜드 로고는 엔소(円相) 원을 양식화한 것이다. 엔소는 시원(始原)을, 그리고 받아들이기 위해 비워 둔 자리와 끝없는 창작을 상징한다. 그 이름은 동시에 사람 인(人) 자의 형상으로도 양식화되었다. 사람을 중심에 두고, R Parfums의 모든 향이 감정과 기억과 개인의 경험에서 출발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상아빛 흰 바탕에 마른 붓으로 그린 주황색 엔소 원녹색과 금빛 황동 파티나 판을 붙인 R Parfums 유리병이 줄지어 있고, 병마다 무늬가 다르다
상아빛 흰 바탕에 마른 붓으로 그린 주황색 엔소 원 · 녹색과 금빛 황동 파티나 판을 붙인 R Parfums 유리병이 줄지어 있고, 병마다 무늬가 다르다

수공예를 향한 애정과 존중으로 만든 R Parfums의 파티나 향수병은 현지 공예가들과 12개월 넘게 협업한 결과물이다. 금속 산화 실험, 알맞은 색조 선택부터 마감의 선 하나하나까지. “병 하나하나가 고유한 존재입니다. 똑같은 병은 하나도 없습니다. 향에 닿는 순간 사람마다 일어나는 감정이 다르듯이.”

향을 짓는 일이 제품의 자리를 넘어설 때

R Parfums는 향수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예술적인 경험을 만든다. 향이 빛과 소리와 어우러지는 후각 전시에서, 향수와 와인, 음식 등을 잇는 독특한 페어링에 이르기까지, 행사 하나하나가 감각을 위한 무대가 된다. 그리고 끝내 남는 것은 한 줄기 향만이 아니다. 여운이다. 하나의 기억이다. 가장 깊고 내밀한 감정에 가만히 닿는 손길이다.

공간, 향을 기리는 곳

R Parfums의 쇼룸 또한 브랜드 정신의 연장으로 여겨진다. 정갈하고 섬세하다. R Parfums에서 향은 몸에 입기 위한 것만이 아니다. 감정을 열어 주고, 기억을 깨우고, 고요 속에서 자기 자신과 대화하기 위해 만들어진다.

유리 탁자 앞에 앉은 여성, 뒤로 향 원료 병이 놓인 선반과 벽의 R Parfums 로고
유리 탁자 앞에 앉은 여성, 뒤로 향 원료 병이 놓인 선반과 벽의 R Parfums 로고

저널의 다른 글

저널 전체 글 →